[카와이 히메] '일생'
2024.09.03
LOG/for Character
“편한 길을 눈앞에 두고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거야?” 아이의 물음이 뇌리를 찌른다.그러나 아프진 않았다. 일련의 자극적인 일들 덕분에 감각이 마비되기라도 한 건지,시체의 향은 내려앉고, 햇빛은 사라진다.아스라이 땅거미가 진다. 남은 것은 밝은 와중에도— 높이 뜬 달 그림자 하나. 이 모든 것들이 현실이다.시간이 흐르고, 하루가 저물어간다. 나의 앞에 편한 길이란 것이 남아있던가?평탄한 길을 ‘편한 길’이라고 두루 말하시던가. 아무런 돌멩이조차 발에 채이지 않고,그 흔한 시냇물조차 눈 앞에 흐르지 않고,징검다리도 필요 없는 아스라이 젖은 계곡. 그곳에는 시체의 손가락이 발에 걸리지 않던가?그것이 기어와 발목을 턱, 하고 잡진 않던가? 나의 갈 길을 아우성치며 가로막고 낄낄 웃어대지 않던가.평범한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