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 [과거로그]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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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44년 5월. 코이노보리가 하늘을 날고, 소년은 잘 보이지 않는 밝은 시야로 낯선 천장을 만끽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47년까지— 소년은 더도 덜도 없는 삶을 살아왔다. 부모의 손을 붙잡고 어색한 걸음을 떼어 한 건물 앞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팻말에 적힌 글자는 구불구불했지만, 아주 읽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메’, …그리고, ‘아’, …그 다음은….그래, 수정하겠다. 소년은 아직 ‘오’ 행과 ‘야’ 행을 읽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옆에 선 채 손을 잡아주고 있던 소년의 아버지는 “‘메이와’라고 읽는 거란다.”라고 말해주었다. 맞은 게 ‘메’ 뿐이잖아. 소년은 조금 침울해졌다. “유치원?”“그래, 유치원.” 소년의 어머니는 소년을 설득하는 데에 그다지 큰 힘을 들이지 않았다. 소년은 학습에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