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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바보입니까? m9^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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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44년 5월. 코이노보리가 하늘을 날고, 소년은 잘 보이지 않는 밝은 시야로 낯선 천장을 만끽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47년까지— 소년은 더도 덜도 없는 삶을 살아왔다. 부모의 손을 붙잡고 어색한 걸음을 떼어 한 건물 앞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팻말에 적힌 글자는 구불구불했지만, 아주 읽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메’, …그리고, ‘아’, …그 다음은….

그래, 수정하겠다. 소년은 아직 ‘오’ 행과 ‘야’ 행을 읽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옆에 선 채 손을 잡아주고 있던 소년의 아버지는 “‘메이와’라고 읽는 거란다.”라고 말해주었다. 맞은 게 ‘메’ 뿐이잖아. 소년은 조금 침울해졌다.

 

“유치원?”

“그래, 유치원.”

 

소년의 어머니는 소년을 설득하는 데에 그다지 큰 힘을 들이지 않았다. 소년은 학습에 집요함이 있던 아이였으며, 집중력도 제법 있었던 터라 배움에는 모자람이 없을 것이었다. 문제는 그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가, 였는데.

 

“분명 괜찮을 거란다.”

 

그렇다면 좋은 아이들만 모이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가장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닐까. 그들은 아이가 처음이었고, 그렇기에 최대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에게 해 주려 들었다. 무리하여 근방의 귀족 자제들—실속없는 이야기지만, 그들은 아직도 이것을 가끔 따졌다—이 다니던 곳을 전전하며 면접을 보고, 어떻게든 합격을 받아내었다. 이런 그들의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년은 탐탁찮은 표정을 지으며 제가 읽던 그림책을 손에 쥐었다.

 

“집에 조금만 더 있을래.”

 

…그렇게 뻐기기를 몇 주. 원생이 모이는 4월은 다가왔고, 결국 소년은 메이와 유치원의 입구를 넘어갔다. 작은 손 안에 식은땀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고, 그의 아버지는 늘 가지고 다니던 손수건을 꺼내어 그에게 쥐어주었다. 소년과 키가 비슷하거나 조금 더 큰 아이들이 몇몇 옹기종기 모여 말문을 트고 있었다. 소년의 등을 살짝 밀어주는 느낌이 들어, 위를 쳐다보았다. 속도 모르는 아버지는 환하게 웃으며 “다녀오거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응.”

 

소년은 겁이 많았지만 말을 잘 듣는 아이였다. 받아든 손수건을 꽉 쥐었다가, 제 나름대로 곱게 접어—꽤 삐뚤삐뚤했지만 네모지게 접었다—안쪽의 품주머니에 넣고, 조심스럽게 제 또래에게로 다가갔다. 그들의 시선이 몰리자 주춤했으나 그는 배운 대로 행했다.

 

“…안녕. 하나부사… 쥰이야.”

 

그리고 이것이 아마도, 부모의 선견지명이자—

고등학교까지 내리 그를 지켜 줄 친우들의 첫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