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 『실험체』
2024.09.03
LOG/another Universe
따르릉, 소리가 울렸다. 교과서에나 들릴 법한 아주 단조로운 알림음. 1번, 2번, 3번… 4번째가 들릴 때 즈음이 되어서야 누군가의 급하게 걷는 소리가 방 안쪽에서 들려왔다. 쿠당탕! 하고 넘어지는 소리를 곁들인 것 같기도 하고. 벌컥 열린 문고리를 잡고 있었던 자는 새집처럼 중구난방한 제 머리를 한 손으로 정리하며 수화기를 들었다. “예, 예. 하나부사입니다.”[늦었네? 방금 일어났나?]“지금 새벽 4시입니다, □□ 씨….” 꼭 탓하는 듯한 볼멘소리를 뱉으면서도 ‘하나부사’는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그와 대화하는 것이 그리 나쁘진 않았던 모양이었다. 수화기 너머의 인물은 사과와 함께 안부를 전하고, 간단한 질문을 남겼다. 밥은 잘 먹고 다녀? 지금 다니는 곳은 어떻고? 친구들은 좀 사귀었어? 하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