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적국 챕터 직후, '애상'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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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감각이 뚜렷하다. 날이 붙은 것을 잡고 난 뒤의 감각은 어쩐지 멍해져서,최근에는 가위조차 손을 대지 않았다.언제부터였을까?애초에, ‘그 날’ 이후로는 날붙이를 눈에도 담지 않았더랬다. 트라우마라고나 할까.되도록이면 이미 조리되었거나 절단되어 있는 반찬을 샀고,아니라면 동거인이 먼저 수고를 해 주었다. 다행이지.가끔 피를 묻히는 것이 문제였지만, 금방 닦아내어 주니까. 하나를 참으니 다른 하나를 참기 어려워진다.먼저 중독되었던 그들이 말하기론,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린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런 건 들리지 않았다.이상하다, 언제 찔린 거지? 아니, 찔린 게 맞나. 그들과 똑같긴 한 건가? 잘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아.누가 그랬는지도, 알 수 없고. 어쩐지 알아서는 안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