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리퀘로그]
20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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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다. 밑바닥으로 끌려내려간다. 누구 하나 잡는 자가 없는데도 그저 아래로, 아래로…, 멀미가 나는 듯 속이 울렁거린다. 그러나 뱉을 수 있는 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입을 벌려도 숨을 내쉴 수 없었으며, 쇠냄새가 난동을 부렸다.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내 들어올리고 나면 보이는 것은 붉디붉은 시야. 그렇게 계속해서 흘러간다. 멍한 뇌 속에서 겨우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의식 뿐. 내 이름이 무엇이었더라, 나는 살아가고 있는 걸까? 손 끝으로 감각이 몰려온다. 서걱, 서걱. 고깃덩어리를 베어내는 서늘함. 살을 얇게 썰어나가는 고통. 행하는 이는 누구인가. 미친 듯이 몸을 비틀어보지만, 철근이 몸을 꿰뚫은 것 마냥 움직여지지 않는다. 누군가, 제발 잡아 줘, 날 끌어올려 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