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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바보입니까? m9^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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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log :: '조율'

 

 사케시 히로는 튿어진 손톱 끝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그는 웬만한 것엔 눈 깜짝하지도 않을 인간이었다. 심지어는, 심하게 다룬다면 회피하거나 도망까지 칠 인간이기에. 다가가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조율이 필요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피해를 입는 것에 그다지 큰 타격을 받지 않는 모양이었다. 워낙 견디며 살아왔던 나날 때문인지는 몰라도 구워삶기 귀찮은 성향임에는 틀림없었다.

 

 “좋아, 약병은 이 쯤에 던져두고….”

 

 됐다. 그는 머리를 흐트러뜨리며 폐허가 된 방 안을 바라보다가, 발끝으로 몇몇을 건드려 좀 더 흐트러뜨렸다. 슬슬 올 때가 됐는데. 아, 곧 오겠다. 깜짝 놀라게 해 줘야지. 그래서… 울어 주면 더 좋고. 입술을 핥으려다 말았다. 곧 물로 가득찬 술병을 기울이며 얼굴 근처를 적실 테니, 약간 갈라져 피가 나는 게 더 좋아보일지도 모르고.

 

 콧노래와 비슷한 소리를 낸 뒤 그는 튿어진 커튼 근처에 주저앉았다. 곧 그 사람이 올 것이었다. 위치추적기는 여전히 건재하게 성능을 뽐내며 그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그가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고, 무엇을 했으며, 얼마나 고생했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며 다녔는지….

 

 “어서오세요.”

 

 한 박자 빠른 인사를 건네며, 사케시 히로는 표정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면….